이솝 휠(Hwyl) 향수 리뷰 | 조용한 숲속을 담은 우디 향

조향을 공부하면서 향수 하나하나에 담긴 향료의 구조와 조합을 분석하는 것이 새로운 즐거움이 되었습니다.^_^ 오늘은 Aesop Hwyl이라는 독특한 매력을 가진 향수를 소개하겠습니다!
이번 글에서도 이솝의 철학, 향에 대한 설명, 조향을 공부하며 느낀 olfaction 해석으로 정리해보았습니다~

브랜드 소개｜이솝(Aesop)의 철학

• 설립: 1987년, 호주 멜버른에서 시작한 고급 스킨케어 & 퍼퓸 브랜드
• 브랜드 철학: "우리는 과학과 자연, 그리고 미학의 균형 속에서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을 추구한다."
• 향수 특징: 자연주의적 원료, 미니멀리즘 디자인, 중성적이고 철학적인 향의 접근 >> 이솝의 철학은  자연주의적 표현이 가장 가까운 것 같아요
• 공통 정서: 자연, 정적, 균형, 명상적 내면

향수 개요｜휠(Hwyl)은 어떤 향인가?

Hwyl은 일본의 삼림욕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진 향수로, 고요한 이끼 낀 숲속을 연상케 하는 스모키 우디 계열 향입니다. 단순한 우디향을 넘어서, 묵직하고 깊이 있는 분위기로 감각을 감싸는 느낌이 특징입니다.

노트 단계	향료 구성	설명
Top Note	타임, 향나무 잎, 그린 노트	청초하고 허브적인 시작, 시원하면서도 자연적인 분위기
Middle Note	사이프러스, 우디노트	스모키하고 명상적인 느낌, 삼림욕을 하는 듯한 잔잔함
Base Note	베티버, 모스, 올리바넘(프랑킨센스)	깊고 무게감 있는 잔향, 차분하고 차가운 숲의 mossy한 마무리

프라그란티가 홈페이지 참조

메인 어코드를 보면, 우디하면서도 아로마틱한 계열의 향료가 주로 쓰였으며 이어서 spicy, earthy amber, mossy 순으로 구성됩니다.

프라그란티카 홈페이지 참조

시향 전 향료 구성만 봐도 저에게는 정말 호!인 향일 것으로 예상되는 노트에요~ 비율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첫향에서 spicy 한 후추향과 우디함이 먼저 올라오고, 이어서 남는 식물의 뿌리같이 건조한 vetiver향과 쿰쿰한 mossy한 향이 느껴집니다.

조향 입문자의 시선｜Olfaction 해석

olfaction 훈련을 하면서 이솝 휠을 다시 맡아보니, 이건 정말 ‘공기’와 ‘공간’을 향으로 풀어낸 향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향수를 뿌리고 나가면, 마치 “나 오늘 숲속 인간이야”라고 말하는 것 같아요.ㅎㅎ
그만큼 나를 감싸는 공기가 달라지는 기분. 조용한 존재감을 만들어주는 향이에요.

특히 탑노트에 들어간 허브향이 나는 Thyme(타임)과 후추 같은 spicy한 노트의 날카로운 듯 정제된 느낌으로 시작을 열고, 미들 노트부터 흙냄새와 나무향이 나는 사이프러스의 woody note가 중심을 잡아줍니다.

마지막으로 올리바넘, 유향이라고도 불리는 특유의 프랑킨센스의 차분한 명상적 무드는 마음을 가라앉히는 효과가 있어 향을 맡는 순간 마치 숲속에 들어선 듯한 착각을 주는 것 같더라구요! 건조한 뿌리에서 나는 베티버와 쿰쿰한 느낌을 주는 이끼 계열의 베이스는 spicy함의 날카로움을 눌러주면서 잔잔한 감정을 남겨주는데, 그 여운이 매우 절제되어 있고 고요합니다~

“누군가를 사로잡는 향이라기보다는, 나 자신과 더 가까워지게 만드는 향.”

이솝 휠을 산 지 벌써 2년이 넘었는데, 그땐 그냥 취향이 맞아서 는 이유로 뿌렸다면,
요즘은 조향 공부 덕분에 이 향을 완전히 다르게 바라보게 됐어요.
olfaction 훈련을 하면서 노트 하나하나를 해석하다 보니
익숙했던 향수에서도 전엔 몰랐던 디테일이 보이더라고요.
향을 '느끼는' 수준에서 이제는 '읽는' 단계로 넘어간 느낌.
같은 향수인데도 시선이 달라지니 경험도 새로워지고,
그래서 요즘 이 향수가 다시 좋다. 새롭게, 더 깊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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